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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라섹후기- 암흑속에서도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하여 (1일차)

201853일 목요일, 라섹 수술을 했다. 날짜를 보면 알겠지만 학기 중이고 나는 재학생이다.

금공강에 월요일이 대체공휴일이라 7일차쯤되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수술을 감행했다.(물론 방학 때 사정이 있어서 학기중에 했지 노린 것은 아니다) 아무튼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며칠 간은 칠판의 글씨와 사람 얼굴을 구별하기 힘들었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다. 거기다 꼭 선글라스를 착용 안해도 된다. 도수 없는 안경도 자외선 차단이 되기 때문에 관종이 될 필요도 없었다.


수술은 7분만에 끝났다

생각보다 아프지 않았다. 아파서 비명소리가 나오거나 하는 수준은 전혀 아니었고 하루 이틀 정도 참을 만한 통증이 있었다. 그 이후로는 통증은 없다.

 

각설하고 내가 이 포스팅을 쓰는 이유는 라섹 후기는 많지만, 내가 원하던 것은 없었다. 대부분 시력, 통증, 관리에 대한 이야기다. 라섹을 하면 며칠간 어둠속에서 살아야 한다. 내가 원한건 “무려 수일이라는 긴시간동안 어둠속에서 무엇을 하며 보내야 가장 효율적인가?” 였다. 나는 수술 후 통증보다 빛도 못 보는 상태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점이 더 마음에 걸렸다. 하루 하루가 바쁜 와중에 그냥 누워만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1. 당신은 안드로이드 유저인가 아이폰 유저인가?

아이폰 유저들은 평소 시리(siri)를 적극 사용한다고 하니 그걸 쓰면 된다. 문제는 안드로이드다. 나는 갤럭시 S8을 사용 중인데 라섹 수술 전까지 한번도 빅스비를 사용한 적이 없다. 빅스비는 명령이 잘 안먹혀서 거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맹인 체험을 하게 되면 빅스비만큼 유능한 비서가 없다. 유튜브 검색은 물론 전화 알람 등 빅스비 없으면 아무것도 못한다.

 

2. 내가 계획한 일 목록이다.

1) 유튜브 듣기

2) 친구들과 전화통화

3) 가벼운 운동

4) 과제하기

5) 집 청소

 

3. 청각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나는 평소에 유튜브에서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15보기를 좋아한다. 그런데 강의가 길어서 자주 보지는 못했는데 오히려 몰아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강의 형식이기 때문에 굳이 화면을 안 봐도 된다는 장점도 있다.

일단 녹음기 어플로 보고싶은 목록들 제목을 녹음해 놓는다. 수술 후 빅스비로 녹음파일을 재생해 달라고 하면 된다

혹시나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내가 본 세바시 리스트를 적자면

 

프레젠테이션은 커뮤니케이션이다

꿈길에서 절대 빠지면 안되는 세가지

행복의 4가지 비결

이 또한 지나가지 않는다

자신의 욕망에 집중하라

자기해방의 글쓰기

공부하는 힘 몰입

당신의 가치를 높이는 이미지 설계 전략

관점을 바꾸면 미래가 바뀐다

꿈을 쫓아라 보석이 될 때까지

글쓰기의 두려움을 이기는 법

글을 진짜 잘 써야 하는 사람, 바로 직장인

사람을 움직이는 글을 쓰는 법

괴로움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글쓰기

힘들 때 힘을 빼면 힘이 생긴다

관점 그리고 시작생각

10대가 뉴스를 보게 하려면

나는 적정한 기술로 논다

희망을 여행하라

 

세바시는 이정도 들었다. 물론 이것도 하루만에 다 듣지는 못했다. 어느정도 듣다가 지겹기도 해서 이틀인가 삼일만에 다 들었다.

이후 추가로 들은 것들은

쥐픽처스-남자가 알아야 할 생리 지식 총정리,

또 내가 좋아하는 조승연 작가의 강의도 듣고 유병재 스탠드업 코미디도 몇 개 들었다.

 

첫날은 유튜브를 어느정도 듣다가 아는 동생한테 전화를 걸었다. 나는 친구들과 전화하는 걸 좋아하는데 사실 평소에 전화를 많이 할 여유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이왕 시력을 잃었으니(?) 밀렸던 전화라도 실컷 하자고 마음먹었다.

막상 전화를 하려하니 평소 자주 연락하던 친구들은 이름이 떠오르는데 친했지만 바빠서 연락을자주 못했던 친구들은 다 기억이 나지않았다. 누구에게 전화를 할지 이름을 녹음해 놓으면 좋을 것 같다.

첫날에 전화를 5시간이나 하며 생각지도 못하게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잠에 들었다.

 

꿀팁

수술은 무조건 오후에 하는게 좋다. 오전에 하면 오전부터 자기전까지 고통에 시달린다. 오후에 하면 저녁부터 자기 전까지 아프기 때문에 그나마 낫다. 더구나 오전에 수술한다고 해서 더 빨리 회복되는 것도 아니다. 보통 첫날이 가장 아프다는데, 통증의 기간을 단축시킨다고 할 수 있겠다.